퇴직금 한 번에 받을까 나눠 받을까 — 연금이 여러 개라면
2026-09-27 고침 · 읽는 데 약 7분 · 근거 5개
퇴직할 때 목돈이 손에 들어옵니다. 이것을 한 번에 찾을지 연금으로 나눠 받을지 정해야 합니다.
많은 사람이 일단 찾고 봅니다. 대출을 갚거나 사업을 시작하거나, 당장 쓸 곳이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세금 차이가 생각보다 큽니다. 연금으로 받으면 받는 연차에 따라 퇴직소득세의 30~50%를 아낄 수 있습니다. 급하지 않다면 한 번 계산해 보고 결정할 가치가 있습니다.
그리고 은퇴가 가까워지면 받을 것이 한 갈래가 아닙니다. 국민연금, 퇴직연금, 연금저축, 주택연금까지 여러 개를 동시에 가진 경우가 많습니다. 무엇부터 어떻게 받느냐에 따라 같은 총액이어도 세금이 달라지므로, 뒷부분에서 그 순서까지 함께 다룹니다.
01
먼저, 네 갈래의 세금이 서로 다릅니다
일시금이냐 연금이냐를 따지기 전에, 노후에 받는 돈이 각각 어떻게 과세되는지를 구분해야 합니다. 여기가 모든 판단의 출발점입니다.
- 국민연금 — 연금소득으로 과세. 2002년 이후 납입분에 대응하는 부분이 대상입니다
- 퇴직연금(퇴직금 재원) — 퇴직소득세가 기준. 연금으로 받으면 그 세액이 크게 깎입니다
- 연금저축·IRP 자기납입분 — 세액공제를 받은 원금과 운용수익이 연금소득세 대상입니다
- 주택연금 — 대출 성격이라 받는 돈 자체에는 소득세가 붙지 않습니다
02
퇴직소득세는 왜 낮게 설계됐나
퇴직급여는 수십 년간 쌓인 돈입니다. 이것을 한 해 소득으로 보고 누진세율을 적용하면 세율이 최고 구간까지 올라갑니다.
그래서 연분연승이라는 방식을 씁니다. 퇴직급여를 근속연수로 나눠 1년치로 만든 뒤 세율을 적용하고, 계산된 세액에 다시 근속연수를 곱합니다.
이 구조 때문에 근속이 길수록 세부담이 낮아집니다. 같은 1억원이라도 10년 근속과 30년 근속의 세금이 크게 다릅니다.
여기에 근속연수공제와 환산급여공제가 이중으로 들어갑니다. 그래서 실효세율이 다른 소득보다 훨씬 낮습니다.
03
연금으로 받으면 여기서 또 깎아준다
퇴직급여를 연금으로 나눠 받으면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내지 않습니다. 그해가 연금을 받은 지 몇 년차인지에 따라 일정 비율만 부담합니다(소득세법 제129조).
1~10년차에 받는 돈은 퇴직소득세의 70%, 11~20년차는 60%, 21년차부터는 50%입니다.
흔히 '수령 기간을 11년으로 잡으면 전부 60%'라고 설명하는데 그렇지 않습니다. 11년에 나눠 받아도 1~10년차 몫은 70%이고 11년차 몫만 60%라, 평균은 약 69%입니다. 20년에 나누면 평균 65%, 30년이면 60%로 길게 나눌수록 조금씩 내려갑니다.
짧게 나누는 것에도 제약이 있습니다. 10년차까지는 해마다 인출할 수 있는 연금수령한도가 있어, 한도를 넘겨 빼는 금액은 연금외수령으로 봐 감면이 없습니다. 2013년 3월 전에 가입한 계좌는 연차를 6년차부터 세므로 11년차가 더 빨리 옵니다.
노후 소득으로 오래 쓰라는 취지의 제도입니다. 그래서 중간에 목돈으로 빼면 이 혜택이 사라집니다.
04
중도 인출의 함정
연금으로 시작했다가 사정이 생겨 한꺼번에 인출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것을 연금외수령이라고 하는데, 이 부분은 감면이 적용되지 않고 퇴직소득세를 그대로 냅니다.
즉 절세를 위해 연금을 선택했는데 중간에 빼면 그 효과가 사라집니다.
그래서 시작 전에 자금 계획을 세우는 것이 먼저입니다. 당장 필요한 돈과 노후에 쓸 돈을 나눠, 필요한 만큼만 일시금으로 찾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돌리는 방식도 가능합니다.
비상금은 별도로 확보해 두세요. 연금계좌를 비상금 통장처럼 쓰면 세금에서 손해를 봅니다.
05
이직할 때는 이어가는 것이 유리
퇴직급여를 찾지 않고 새 직장의 퇴직연금 계좌나 기존 IRP로 옮기면 과세가 이연됩니다. 당장 세금을 내지 않고 나중으로 미루는 것입니다.
젊을 때 이직하면서 그때마다 퇴직금을 찾아 쓰면 노후에 남는 것이 없습니다. 이어가면 원금이 유지되고 운용 수익도 붙습니다.
여러 직장을 다녔다면 흩어진 퇴직연금이 남아 있을 수 있습니다. 통합연금포털에서 조회해 한곳으로 모으는 것을 검토해 보세요.
06
연금저축은 한 해에 몰아 받으면 불리해집니다
여기서부터는 퇴직금 말고 나머지 연금 이야기입니다. 연금저축과 IRP의 자기납입분을 연금으로 받으면 연금소득세가 붙습니다. 나이가 많을수록 세율이 낮아지는 구조입니다.
그런데 사적연금 수령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분리과세로 끝나지 않고 종합과세를 선택해야 하거나 더 높은 세율이 적용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실질적인 요령이 나옵니다. 한 해에 몰아서 받기보다 여러 해에 나눠 받는 편이 유리한 경우가 많습니다. 같은 총액이어도 연간 수령액을 낮추면 낮은 세율로 끝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중도 인출은 여기서도 불리합니다. 연금 형태가 아니라 중간에 빼면 기타소득세가 붙어 세액공제로 받았던 혜택을 되돌려 내는 셈이 됩니다.
기준 금액과 세율은 세법 개정에 따라 바뀌므로, 인출 계획을 짤 때 그 시점 기준을 확인해야 합니다.
07
국민연금은 늦출수록 늘어납니다
국민연금은 다른 것과 성격이 다릅니다. 받는 시기를 조정하면 금액 자체가 바뀝니다.
조기수령하면 1년당 6%씩 깎이고, 연기연금을 선택하면 1년당 7.2%씩 늘어납니다. 그리고 늘어난 금액이 평생 갑니다.
그래서 다른 소득이 있어 당장 국민연금이 급하지 않다면, 국민연금을 뒤로 미루고 사적연금을 먼저 쓰는 순서가 고려할 만합니다.
반대로 건강이 좋지 않거나 당장 생활비가 필요하다면 조기수령이 합리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오래 살수록 연기가 유리하고 그렇지 않으면 반대라, 결국 개인 사정의 문제입니다.
08
그래서 흔히 권해지는 순서
일반적인 상황을 가정하면 이런 흐름이 자주 이야기됩니다. 본인 사정에 따라 달라지므로 그대로 따를 것은 아닙니다.
- ① 퇴직 직후~국민연금 개시 전 — 퇴직연금과 연금저축을 나눠 받아 공백을 메웁니다
- ② 국민연금 — 다른 소득이 있다면 연기해 금액을 키우는 것을 검토합니다
- ③ 사적연금은 여러 해에 분산 — 한 해 수령액을 낮춰 낮은 세율 구간에서 끝냅니다
- ④ 주택연금 — 다른 재원이 부족할 때. 소득세가 붙지 않는 점이 장점입니다
09
세금만 보면 안 되는 이유
인출 순서를 정할 때 세금 외에 함께 봐야 할 것이 있습니다.
건강보험료입니다. 연금소득은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자녀의 피부양자로 있던 경우 자격을 잃을 수도 있습니다. 세금을 아끼려다 보험료가 더 나오는 경우가 생깁니다.
기초연금도 마찬가지입니다. 소득인정액으로 대상을 정하므로, 연금 수령액이 늘면 기초연금이 줄거나 탈락할 수 있습니다.
물가도 고려 대상입니다. 국민연금은 물가에 연동되어 오르지만 사적연금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긴 기간을 놓고 보면 이 차이가 큽니다.
이 글은 세금 구조를 설명한 것이며 금융·투자 자문이 아닙니다. 금액이 크고 되돌리기 어려운 결정이므로 국민연금공단(1355), 금융감독원, 세무 전문가의 상담을 함께 받으시길 권합니다.
10
결정 전 체크리스트
판단은 세금만으로 하는 것이 아닙니다. 아래 항목을 함께 놓고 보세요.
- 당장 목돈이 필요한 곳이 있는가 (대출 상환, 의료비, 자녀 결혼 등)
- 다른 노후 소득이 있는가 (국민연금, 임대소득, 재취업 소득)
- 만 55세를 넘겼는가 (연금 수령 개시 요건)
- 당장 필요 없는 몫을 10년 넘게 나눠 받을 수 있는가
- 비상금이 연금계좌 밖에 따로 있는가
- 일부 일시금 + 나머지 연금으로 나눌 수 있는가
자주 묻는 질문
- 만 55세가 안 됐는데 퇴직했습니다.
- 연금 수령은 만 55세 이상부터 가능합니다. 그 전에는 IRP에 넣어두고 개시 시점까지 기다리는 방식이 됩니다. 그동안 운용 수익이 붙고 과세도 이연됩니다.
- 일부만 일시금으로 받을 수 있나요?
- 가능합니다. 필요한 만큼만 찾고 나머지를 연금으로 돌리는 방식이 실무에서 많이 쓰입니다. 다만 찾는 부분에는 퇴직소득세가 그대로 부과됩니다.
- 연금으로 받는 중에 사망하면 어떻게 되나요?
- 남은 금액은 상속인에게 승계됩니다. 다만 세금 처리가 달라지므로 금융기관에 확인이 필요합니다.
- 회사가 퇴직금을 IRP가 아닌 일반 계좌로 준다고 합니다.
- 퇴직급여는 원칙적으로 IRP 계좌로 지급됩니다. 일정 요건에 해당하면 예외가 있으니, 연금으로 받을 계획이라면 IRP 개설 후 지급받도록 회사와 협의하세요.
- 연금저축을 한 해에 다 받으면 어떻게 되나요?
- 사적연금 수령액이 일정 금액을 넘으면 분리과세로 끝나지 않아 세 부담이 커질 수 있습니다. 같은 총액이어도 여러 해에 나눠 받으면 낮은 세율로 끝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 연금저축을 중간에 빼면 어떻게 되나요?
- 연금 형태가 아닌 중도 인출은 기타소득세가 부과되어, 납입할 때 받은 세액공제 혜택을 되돌려 내는 셈이 됩니다. 부득이한 사유에 해당하면 예외가 적용되는 경우가 있으니 금융기관에 확인하세요.
- 국민연금을 미루면 얼마나 늘어나나요?
- 연기하면 1년당 7.2%씩 늘어나고 그 금액이 평생 적용됩니다. 반대로 조기수령하면 1년당 6%씩 깎입니다. 다만 오래 살수록 연기가 유리한 구조라 건강 상태와 다른 소득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 연금을 받으면 건강보험료가 오르나요?
- 연금소득이 지역가입자 보험료 산정에 반영될 수 있고, 자녀의 피부양자로 있었다면 자격에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수령 계획을 세울 때 함께 확인해야 할 부분입니다.
이 글의 근거
법령은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의 조문으로 연결됩니다.
- 1.소득세법 제129조 — 퇴직소득 연금수령 — 실제 수령연차별 70·60·50%
- 2.소득세법 시행령 제40조의2 — 연금수령한도·연금수령연차, 2013.3 전 가입 계좌 6년차
- 3.소득세법 제14조 — 사적연금 연 1,500만원 이하 분리과세
- 4.소득세법 제20조의3 — 공적연금소득 — 2002년 이후 납입분
- 5.국민연금법 제62조 — 연기연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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